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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누구랑 사랑하며 꿈을 꾸는가? 당신이 꿈꾸는 도심의 언저리에 위안을 심어줄 장소는 어디에 있는가? 가차 없이 다가오는 세계의 물결 속 뉴욕과 사랑에 빠진 미술 저널리스트와 아나운서는 그들의 말대로 구경거리에 불과한 일상을 꿈꾸는 뉴욕이라고 자랑스럽게 포장한다. 이쯤에서 이런 부류의 책을 출판사에서 억지로 짜맞추는 장바구니 기획이라고. 게임머니 수밖에 없는 지면도 미화가 되어 인간의 심리에 교묘히 파고든다는 것을..


     그것이 긍정의 기획이라고 자위하듯 온몸으로 다 읽어 버렸다. 어쩔 수 없는 건 역시 내 안의 세계 열등의식의 발로 때문에..

     우리의 내면은 사랑 가득한 세상을 원하고 문화적 향유를 원하지만, 주변의 상황은 그리 녹록하지 않는 현실에 살고 있다. 밥 한 끼 때문에 아이들도 병드는 현실 속에서, 서울의 기품스런 문화들이 커피와 디저트들이 혼합된 커피전문점의 남발 속에서, 아픔이다 못해 문화적 강탈이라는 잣대로만 보인다. 불편함이 오래오래 짓누르게 된다. 우리는 어떻게 꿈꾸어야 하나..

     그러나 그들은 생각이라는 재미를 불어넣어 우리의 시선을 고정한다. 그것이 지면에서 나오는 '의미부여'라고 재차 강조한다. 사람들의 관심이 직관을 넘어 의미가 있게 되었을 때 진정 재미를 발견할 수 있었듯이, 축제와 프리마켓 그리고 이야깃거리가 있는 것들에 대한 예의는 우리의 빈약한 꿈들이 더는 경직된 사고로만 도시를 볼 것이 아니라는 부정의 존재에서 긍정의 존재로 부활시킨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취해야 할 사명을 일깨워주기엔 감사할 따름이다.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가 문화적 강요로만 들리지 않는 것이다. 그것이 내 삶은 내가 디자인하는 모든 도심의 사람들에게 '행복한 의미부여'는 적용돼야 한다.

     사람이건 사물이건 의미부여는 시대를 살아가는 원동력이자 가치 있는 삶을 위한 전략적인 방법이다.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은 자유로운 사고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뉴욕주민이 보여주며 정용실과 이규현이 대신 말해준다. 다양한 속내를 가진 100여 인종들의 집합인 뉴욕에서 한국의 문화적 배타성에 대한 다문화적 감수성을 조금이나마 증진해주길 기대해본다. 그것이 치열하게 살아가는 도시 뉴욕의 시민이 보여주는 산타클로스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싶다.

     우리만이 소유하지 않고 다른 이들과의 행복한 관계를 만들어내는 기본적인 사고가 없을 때, 그 가치를 만들어내는 뒤따르는 우리의 움직임이 없을 때, 도심이건 시골이건 행복하게 사는 건 요원하다. 인사동 맨흙 길을 신명 나게 걸었던 그 시절이 더욱 그립게 만드는 책이다. 그때 이 책이 나왔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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