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B 햄버거 메뉴

목차

    오랜만에 교양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 준 책이다.


     사실 책을 읽는 중간마다 '이건 좀 지나치군!' 내지는 '당신 생각일 뿐이고!'란 메모를 남겨두기는 했는데, 책을 덮고 돌아보니 다소 지나친듯한 저자의 생각들이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이란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 보자. 세계사를 움직인 다섯 가지 힘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어떻게 비약 없이 정리할 수 있겠는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인 셈이다.  이 책은 넓고 넓은 지식의 세계를 돌아다니며 욕망, 모더니즘, 제국주의, 괴물, 종교를 코다리로 해서 비약을 무릅쓰고 정리한 종합 요약 노트 정도가 되겠다.  

      이 책의 끝에는 우석훈의 해제가 실려 있는데, 이를 읽으면서도 '무슨 '벌타' ('뻘타'는 또 다른 전문 용어로는 '삽질'정도로 표현된다.)인가!'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 난 뒤에는 우석훈으로서 이 정도의 이야기가 이 책을 읽고 할 수 있는 생산적인 조언 정도가 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우석훈을 따라 이런 책을 써낼 수 있는 일본의 지적 인프라에 대한 질투와 대체 우리는 무슨 짓을 하는 것이냐는 위기의식을 느껴보기도 했다.

     나는 이 책을 나의 종합 교양의 수준을 가늠해 보고 싶을 때 꺼내 볼 작정이다.

    책을 소개하는 의미에서 저자 서문 발췌해 둡니다.

     (이 책은) 욕망이라는 중요한 코드에서 출발하여 커피와 차, 혹은 알코올과 코카콜라가 어떻게 세계사의 큰 흐름을 만들고 변화시켜 왔는지, 사람의 욕망을 자극하는 금은 어떤 과정을 통해 세계 경제의 확고한 틀을 만들었고, 욕망을 자극하지는 않지만 강함과 실용성으로 무장한 철은 또 어떻게 세상을 뒤흔들고 지배해나갔는지를 차근차근 살펴보고자 합니다. 또한, 브랜드와 도시가 욕망을 바탕으로 한 세계사에서 왜 그토록 중요한 의미가 있는지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더 나아가 마치 브레이크 페달이 고장 난 기관차처럼 점점 더 가속력을 갖게 된 근대문명은 어째서 필연적으로 치명적인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었는지도 따져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방향을 조금 바꿔, 가장 근대적인 철학자로 자타가 공인하는 데카르트 철학의 영향을 받아 신체를 경시하게 된 유럽의 근대사회가 왜 유독 '시각'만을 중시할 수밖에 없었는지, 또 '원근법'은 왜 다른 시대 다른 공간이 아닌 바로 '유럽의 르네상스 시대'에 발명될 수밖에 없었는지도 고찰해 보려고 합니다. 그 연장 선상에서 근대사회가 '보다-보이다'라는 구조를 극대화해 '보는 자'가 '보이는 자'를 지배하는 메커니즘을 만들어낸 과정도 꼼꼼히 따져보려고 합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세계적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안에 '제국주의 메커니즘'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까닭도 밝혀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종교의 관점으로 넘어가, '일신교 3형제(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가 인류의 거의 모든 전쟁사의 주범이 될 수밖에 없었던 기막힌 역사화 '사랑의 종교'인 기독교가 제국의 야망과 하나가 되고, '관용적'인 이슬람교가 전 세계적인 분쟁의 불씨가 되어버린 아이러니한 역사도 짚어보고자 합니다.

     이 책의 주제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세계사의 흐름에 중요한 역할을 한 '인간의 감정', 그리고 그 감정이 만들어낸 다섯 가지 힘, 즉 '욕망', '모더니즘', '제국주의', '괴물(자본주의, 사회주의, 파시즘), ,'종교'입니다. 무엇이 과연 세상을 움직여왔는지, 큰 흐름으로 살펴보면 인류 역사를 좀 더 쉽고 적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댓글
    위쪽 화살표
    도움이 되었다면 공감(하트)과 댓글을 부탁드려요.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