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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즈넉한 산사. 영주 부석사의 해 질 무렵 예불을 드리는 스님들을 본 적이 있는가. 마치 석양에 대항하듯. 동일시하듯. 저녁을 알리고 저녁을 시작하는 두 사람의 대북 소리는 그야말로 감동이자 충격이었다. 당신의 가슴에서 처음 본 풍경이 감동으로 여미게 안착한다면 일평생의 기억에서 지울 수 있을까. 책도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에서 '책은 도끼다'는 책에 대한 저자의 집중 있는 경외이자 통찰력을 극치를 보여주는 강 독집이다.


     

    책이 얼어붙은 담수성을 깨는 도끼가 되어야 한다고 강독하는 박웅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시대의 연금술사들에 관한 재해석을 다룬 책이다. 김훈, 알랭 드 보통, 고은, 김화영, 알베르 카뮈, 장 그르시네, 니코스카 자전거 키스 등 짧은 독서량에 비하면 아직도 영롱한 언어만 굽어살피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처럼 읽어 내려갈 수 밖에 없는 책이다. 게다가 집중력 있게 들여다보는 박웅현의 감로수 같은 언어는 예술이다.

    당신에게 묻는다. 이 땅에 울림은 준 것들은 어떤 것들인가? 시대를 따지자면 인류의 기원인 불, 물은 창조주의 배려였고, 아담과 이브의 소설 같은 장난에서 시작된 죄와 벌. 즉 의식주는 창조주의 배신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창조주는 배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출산이라는 고통 어린 축복을 통해 인간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여지를 던져주었다. 그러기에 인간은 언제나 창조주의 배신과 축복을 절묘하게 이용하는 대담성을 보이기도 하였다. 그것이 활자가 되어 책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책은 언제나 거스름과 비틀림의 미학 속에서 춤을 추듯 이어오는 시대의 정수인 것이다.

    박웅현은 말한다. '다독하지 말고 통찰이란 지혜를 동원하여 세상을 바라보자고. 그리고 함께 울림을 갖자고...' 불이 났을 때 소화기 사용법을 알고 있는가? 소화기 손잡이의 안전핀을 뽑고, 한 손은 손잡이, 다른 한 손은 호스를 잡고, 손잡이를 힘껏 누른 채로 빗자루로 쓸듯이 방사한다. 물론 여기에는 덧붙여 화재, 구조, 구급 등 위급상황 발생 시 119에 전화하는 것은 기본으로 한다. 이런 것은 매뉴얼이라고 한다. 통찰의 최대 방해물은 매뉴얼이다. 통찰은 깊이 있는 내면의 생각을 통해 나를 정의 할 수 있고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속에서 현재와 미래를 교감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이다. 그러므로 좋은 책은 우리 삶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교두보가 되어야 한다.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수많은 언어들의 조합을 바라보면서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것들이 우리의 주변에 그리고 지천으로 널려 있음을 인지하여야 한다. 그것이 좋은 사람과 함께 공유되었을 때 큰 울림이 되는 것이다. 그 울림을 이 땅의 좋은 사람들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게 저자가 바라는 세상이 아닐까 싶다.

    땅끝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면 보길도가 나온다. 몇 해 전 보길도 인근 해수욕장에 누워 하늘을 들여다본 적이 있다. 캄캄한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삶은 수많은 별 중에 나를 되새김질해줄 수 있는 그 별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책을 통해 그 누군가를 지켜 줄 수 있는 별이 되는 것이다. 텍스트의 감동을 내 맘속에 담고자 하는 분들, 별이 되고자 하는 분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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