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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도하 책리뷰
백수 광부는 허리에 술병을 차고, 강을 건넌다. 그의 처 영옥은 건너지 말라며 공무도하가를 불렀다지. 제목을 보며, 누가 어디를 넘어가는 것일까? 결국 죽음이 갈라놓는 사랑이야길까?하고 생각했다. 인터넷에 연재되고 있는 것을 알았지만, 찔끔거리는 느낌 싫어서 책 나오면 읽어야지 하다가 읽게 되었다. 연재소설이어서일까? 김훈 작가답지 않게 겹치는 내용이 두세 번 반복된다. 딱히 그 부분이 반복해서 강조해야 할 부분으로 여겨지지 않아, 인터넷 연재의 흔적일까? 잠시 생각했다. 사실, 단편 '화장, '언니의 폐경'을 이어 장편 '칼의 노래', '현의 노래', '남한산성'을 두루두루 읽으면서 난 김훈 작가의 팬이 되어 갔다. 특히 칼의 노래에서의 껍질을 벗겨 낸 '사실적인 이순신(전쟁 휴식 중 이를 잡는 장면,..
학교없는사회 책리뷰
학교 없는 사회에서 충분한 학습이 이루어지기 위해 '인간관'은 어떠해야 하는가?하고 어제 의문을 품었었다. 일리히는 아래의 시를 인용하여 '탈학교 사회'에서의 인간에 대한 답을 대신한다. 물론 판도라 및 에피메테우스적 인간의 탄생이라는 '그리스신화'에 빗대어 여러 가지를 하지만, 압축해서 보자면 아래의 시가 그 대답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모든 사람은 흥미롭다. 사람의 운명은 별들의 운행과도 같다. 사람마다 그 나름대로 독특하다. 별들 하나하나가 다른 것처럼. 지구 위에서 서로가 만날 수 있고, 그 지구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름을 붙여줄 필요가 있다. 사람이 어둠 속에 살고 있으면서, 그 속에서 친구를 얻는다면, 어둠도 또한 좋은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이와 같은 사람들에게 붙여줄 이름이 ..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가지 힘 책리뷰
오랜만에 교양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 준 책이다. 사실 책을 읽는 중간마다 '이건 좀 지나치군!' 내지는 '당신 생각일 뿐이고!'란 메모를 남겨두기는 했는데, 책을 덮고 돌아보니 다소 지나친듯한 저자의 생각들이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이란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 보자. 세계사를 움직인 다섯 가지 힘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어떻게 비약 없이 정리할 수 있겠는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인 셈이다. 이 책은 넓고 넓은 지식의 세계를 돌아다니며 욕망, 모더니즘, 제국주의, 괴물, 종교를 코다리로 해서 비약을 무릅쓰고 정리한 종합 요약 노트 정도가 되겠다. 이 책의 끝에는 우석훈의 해제가 실려 있는데, 이를 읽으면서도 '무슨 '벌타' ('뻘타'는 또 다른 전문 용어로는 '삽질'정도로 표현된다.)인가!' 생각했는데, 책을 ..
잊혀진 것들에 대한 기억 북리뷰
십일이 넘도록 손 떼지 못하고 있다. 아직 까지 반납을 못 했다. 겨우 이삼일 동안 짬 시간을 내며 읽었을 뿐이지만 그냥 헤집고 버리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좀 구색을 갖춘 서평을 써 보고 싶었다. 그러나 잘해 보고 싶을수록 일은 풀리지 않는 법인가. 두 번의 시도는 짜증으로 마감되었을 뿐이다. 그리고 책 읽기마저 권태롭기 짝이 없는 쓸모없는 습관이라 느껴졌다. 이내 마음을 세탁하고자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기자가 쓴 신문에 실린 서평에 대한 단상: '명시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규약이 있다는 의혹(?)이 들 만큼 동형을 보인다. 이러저러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러저러한 면에서 탁월하고 읽어 볼 만한 가치가 있으며 이러저러한 면에서 미흡하더라. 그건 문제 삼고 싶지 않다. 책을 간단히 홍보하는데 ..
도시에서 행복하게 사는법 책리뷰
당신은 누구랑 사랑하며 꿈을 꾸는가? 당신이 꿈꾸는 도심의 언저리에 위안을 심어줄 장소는 어디에 있는가? 가차 없이 다가오는 세계의 물결 속 뉴욕과 사랑에 빠진 미술 저널리스트와 아나운서는 그들의 말대로 구경거리에 불과한 일상을 꿈꾸는 뉴욕이라고 자랑스럽게 포장한다. 이쯤에서 이런 부류의 책을 출판사에서 억지로 짜맞추는 장바구니 기획이라고. 게임머니 수밖에 없는 지면도 미화가 되어 인간의 심리에 교묘히 파고든다는 것을.. 그것이 긍정의 기획이라고 자위하듯 온몸으로 다 읽어 버렸다. 어쩔 수 없는 건 역시 내 안의 세계 열등의식의 발로 때문에.. 우리의 내면은 사랑 가득한 세상을 원하고 문화적 향유를 원하지만, 주변의 상황은 그리 녹록하지 않는 현실에 살고 있다. 밥 한 끼 때문에 아이들도 병드는 현실 속..